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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의 결정은 십자형 쌍정으로 산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름조차 십자석(Staurolite)이 되었다. 이름은 바로 ‘십자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stauros로부터 지어진 것이다. 독립사면체형에 해당하는 규산염광물이다.

색은 주로 암갈색으로 산출되나, 무색, 적갈색 또는 금황색 등의 여러 가지 색깔의 결정으로도 산출된다.

화학식은 Fe₂Al₉O₆(SiO₄)₄(O,OH)₄이며, 비교적 비중이 큰 결정으로 경도가 7.5 정도로 단단하여 보석으로 착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결정이다.

보통 광물은 광역변성작용을 받은 암석에서 산출되는데, 특히 이 광물의 산출여부는 지질학자들이 그 변성암의 변성정도를 식별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지시광물 중의 하나이다.

암석 중에 이 광물이 들어 있으면 상당한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변성작용이 있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는 주된 이유는, 그런 지질학적 활용가치가 아니라 바로 십자가 모양으로 되어 있는 이들의 독특한 결정형이다.

앞서 말한 대로 이 돌이 십자가 형태를 갖게 된 원인은 바로 쌍정 때문이다.

쌍정이란 결정이 성장될 때 두 개 이상의 결정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결정학적 방위가 일정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십자석은 두 결정이 이루는 각이 60도 혹은 90도로 성장하는데, 실제로 60도의 각도로 두 결정이 성장하면서 만들어진 쌍정이 더 흔하다.

그러나 대중들은 60도보다 90도의 관계로 쌍정을 이룬 십자석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성장한 십자석은 바로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모양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돌을 ‘요정의 돌’ 또는 ‘요정의 십자가’라고도 부른다. 자연계에서 산출되는 십자석의 대략 35% 정도가 이런 쌍정으로 산출되는 기이한 돌이다. 이런 종류의 쌍정을 투입쌍정이라고 한다.

이 광물은 일반적으로 투명하게 산출되지 않으며, 거의 불투명한 상태로 산출된다. 광역변성작용을 받은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광물이므로 세계의 곳곳에서 산출된다.

쌍정을 이루는 좋은 결정형은 미국의 조지아와 뉴멕시코에서 산출되며, 투명도가 좋은 결정들은 스위스와 브라질의 미나스게라이스 주에서 산출된다.

십자석 중 투명한 것들의 산출은 매우 희귀하며, 적갈색이나 황갈색을 띤다. 이들 결정에서 황색을 띠는 원인은 바로 Fe²⁺-Ti⁴⁺의 전하이동에 기인되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이러한 인접한 원자들 사이에서 원자가 전자의 이동에 의한 현상을 ‘분자궤도전이’라고 부르며,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 광물들이 색을 내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아쿠어머린, 근청석, 청색을 내는 사파이어나, 남정석들이 색을 내는 원인은 모두 분자궤도전이에 의한 것이다. 이런 원인으로 아름다운 색을 띠는 투명한 십자석은 진정한 보석으로 활용된다.

광물을 식별할 때 초벌구이 자기판에 광물을 문지르면 가루로 떨어지면서 내는 색을 조흔색이라고 한다. 암갈색 십자석의 조흔색은 무색으로 나타난다.

여하튼 이 돌은 십자가로 산출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흔히 행운을 가져다 주는 부적의 의미로 착용한다. 특히 뉴멕시코에서 산출되는 작은 크기의 90도로 이뤄진 거의 완벽한 투입쌍정의 십자석은 이런 용도로 가장 적합한 돌이다.

더군다나 신부가 축복해 준 돌을 소지한 자는 행복한 삶과 장수를 누리며, 또한 질병이나 사고로부터 그를 보호해 준다는 믿음이 전승처럼 따라다니는 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