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틴 블루, "남동석"

남동석(藍銅石, Azurite)은 주요 구리광석의 하나이다. 남동석의 깊은 청색은 형언하기 어려운 자태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뽐낸다. 돌의 이름 azurite는 아랍어의 ‘청색’을 의미하는 azure에서 기원되었다.

이 돌의 비중은 3.83 정도이며, 모스 경도 3.5~4.0 범위에 오는 비교적 무른 광물에 속한다. 다른 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무르기는 하지만, 투명한 깊은 청색이 이 돌을 보석으로 사용하게 만든 주된 이유이다.

이 광물의 화학식은 Cu₃(CO₃)₂(OH)₂로 구리를 가지고 있는 함수탄산염광물이다.

 탄산염광물이기 때문에 산성 용액이나 열에 취약하다. 600°C가 넘는 고온으로 가열하면 CO₂가 도망가면서 결정구조가 깨져, 아름다운 청색은 사라지고 볼품없는 흑색의 산화구리만 덩그러니 남게 된다.

또한 이 광물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청색의 안료로 사용해온 돌이다. 남동석으로부터 구한 녹색조를 띠는 청색은 화가들이 바다의 깊이감을 살릴 때 즐겨 사용하는 색이다.

이미 고대 이집트에서 눈가의 화장을 하는데 이 남동석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청색을 낸다는 이유로 이 돌은 ‘마운틴 블루(Mountain blue)’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세의 화가들 역시 청색을 내는데 이 남동석을 사용했는데, 이를 사용한 경우 세월이 지나면서 약간 녹색을 띠는 색으로 변한다. 이는 안료로 사용된 남동석이 세월이 지나면서 공작석으로 풍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이런 광물의 변화는 인간의 시계로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남동석이 들어간 채색을 사용해 표현한 푸른 하늘이 녹색으로 바뀌는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남동석도 지표환경에 노출되면 이런 변화를 거치게 된다.

그러면 이런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는 결정구조 내 구리의 산화상태가 달라지는데 기인되는 현상이 아니라, 결정구조 내에서 탄산염으로 존재하는 구리의 양이 줄어들어 생긴 현상이다.

즉, 남동석에는 두 개의 CuCO₃가 있는데 반하여, 공작석에서는 한 개의 CuCO₃만 남게 되어 빚어진 결과이다. 자연계에서의 이런 변화는 그리 복잡한 변화가 아니다. 안료이야기를 하나 더 풀어보자.

 서서히 적당한 온도로 가열한 남동석은 더 진한 청색을 띠며, 청색의 변질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구리광산을 파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청색의 남동석은 분명 놀랄만하다. 이 청색의 남동석이 녹색의 공작석과 띠를 이루면서 줄무늬로 산출되는 돌이 있는데, 이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이런 돌은 프랑스 리옹 근처의 구리광산에서 산출되는데, 이를 체실라이트(Chessylite)라고 부른다. 이것은 프랑스에서 부르는 남동석의 다른 이름이다.

투명한 남동석은 구슬이나 펜던트 또는 반지의 알갱이로 만들어 보석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돌의 경도가 낮은 것이 널리 사용되는 장애 요인이 된다. 그러나 장식용 공예품으로 조각해서 사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깊은 청색은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돌로 만들었다.

이스라엘 에일랏 지역의 구리광산에서는 이들 남동석과 함께 지표 근처에서 풍화작용의 결과로 2차 광물로 생성되는 공작석, 터키석 그리고 크리소콜라가 섞여 있는 녹색 돌이 산출된다.

이들 중 아름다운 색상을 가진 돌은 보석으로 사용되며, ‘에일랏 스톤(Eilat stone)’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된다. 이 돌은 이스라엘의 국가보석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솔로몬 왕의 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