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처럼 맑은 댄버라이트

미국 코네티컷 주의 훼어필드카운티에는 한 때 미국에서 소요되는 거의 모든 모자를 생산했던 곳으로 유명한 댄버리(Danbury)라는 마을이 있었다. 이 동네는 1685년 영국의 에섹스 지역으로부터 이주해 온 여덟 가구의 주민들이 최초로 정착한 마을로, 그들은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부르기 어려운 동네 이름 대신 그들에게 부르기 좋은 이름으로 정했는데 그것이 바로 댄버리였다.

그 지역에서 1839년 쉐퍼드(C. U. Shephard)에 의해 우연하게 새로운 광물이 발견되었고, 그 이듬해에 학계에 보고되었다. 그 광물은 지금까지 알려진 광물과는 다른 신종광물이었다. 광물의 이름은 산출지인 댄버리를 따서 댄버라이트라고 붙여졌다. 댄버라이트의 산출은 이 마을을 유명하게 만들었으나, 이제 이 지역은 그 돌이 채진된 상태로 채광의 흔적만 남아 있는 동네가 되었다.

댄버라이트(Danburite)는 CaB₂(SiO₄)₂의 화학식을 갖는 규산염광물이다. 사방정계의 이 광물의 모스 경도는 7 내외로서 비교적 단단하며, 흔히 무색 결정으로 산출된다. 게다가 이 돌은 벽개가 발달되지 않기 때문에 보석으로 세공하여 사용하는데 안성맞춤의 돌이기도 하다. 이 돌은 황옥과 겉보기 특성이 매우 유사하여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자외선에 자색이나 청색의 형광을 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댄버라이트는 대부분이 무색이거나 백색으로 산출되지만, 어떤 결정은 담황색이나 황갈색 또는 분홍색으로 산출된다. 이런 색을 띠거나 무색이면서 투명한 결정들이 바로 보석으로 활용되는 것들이지만, 유색의 돌들은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이 광물은 칼슘이 풍부한 암석들이 변성작용을 받으면서 만들어지는 광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댄버라이트는 석회암이 변성을 받은 지층 중에서 산출되지만, 페그마타이트나 열수변질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금속 광상에서 수반광물로 발견되기도 한다. 티 없이 맑은 무색 결정은 일본 규슈 지역에서 산출되나, 그들 역시 결정의 아래로 내려가면서 우윳빛으로 변하는게 일반적이다.

처음으로 이 돌을 기재했던 미국의 코네티컷 주에서는 갈색계열의 시료가 산출되었으나 현재 댄버리의 광산은 이미 댄버라이트가 채진 되어 더 이상 이들 결정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이 돌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다.

보석용 질을 갖는 황색의 댄버라이트는 미얀마와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멕시코 및 탄자니아에서 산출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댄버라이트를 산출하는 중앙 고원지대는 여러 가지 색대를 갖는 다색상 전기석의 이름난 산출지이기도 하다. 탄자니아에서는 이미 보고되었던 변성이나 변질작용에 의한 생성 조건과는 다른 지질환경, 즉 대리암(마블)을 관입한 형태로 발달되는 페그마타이트에서 산출되는 것이 보고되었다. 그 밖에도 스위스 및 볼리비아 등지에서 산출된다.

결점이 없는 최상품의 댄버라이트는 비교적 고가로 거래된다. 무색의 댄버라이트는 마치 수정처럼 속내를 다 보이기를 작정한 것처럼 투명하며, 이들이 갖는 순수함이 아름다움 자체인 결정이다. 그러나 다른 보석들처럼 질이 떨어지는 돌들은 아주 헐값으로 유통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