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소통 매개체, "연옥"

옥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연옥과 경옥이 그것이다. 연옥은 네프라이트(Nephrite)라는 각섬석이며,

경옥은 제이다이트(Jadeite)라는 휘석이다. 과거 이 두 광물은 같은 광물로 취급되었지만, 프랑스의 광물학자 알렉스 다무르(Alex Damour)가 1863년 이 둘의 차이점을 밝혀냈다.

그전까지는 이 둘이 모두 한 가지 옥으로 취급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이 둘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옥을 제이드(Jade)라고 하는데, 이런 이름은 아즈텍을 점령한 스페인 병사들로부터 기원된다. 스페인 병사들은 아즈텍 원주민들이 신장병 치료를 위해 녹색의 돌을 허리에 차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을 보았으며, 그들도 그런 관습을 따랐다.

그래서 이 돌은 스페인에서 ‘신장의 돌(piedrea de ijada)’로 알려졌으며, 프랑스에서 le jade로 바뀌면서 제이드란 용어가 만들어졌다. 네프라이트란 용어 역시 신장의 돌이란 의미의 라틴어(lapis nephriticus)에서 기원된 것이다.

네프라이트는 투각섬석 중 치밀한 조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의 화학식은 Ca₂Mg₅Si₈O₂₂(OH)₄이며, 모스 경도는 7로 매우 강인한 돌로 내마모성이 탁월하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옥을 더할 나위없는 보석 중의 보석으로 간주하였다.

13세기 이전에는 중국에서도 연옥이 옥의 전부였으며, 그 대부분은 오늘날 죽음의 사막이라고 알려진 히말라야 북쪽의 타클라마칸 사막에 위치한 호탄(중국어로는 허텐) 지역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들어온 것이었다.

호탄 지역에서 산출되는 옥은 ‘우전옥’ 또는 ‘곤륜옥’으로 불리면서, 청나라 이전까지는 중국의 왕실에서 주로 사용되는 최상의 옥이었다.

중국인들에게 옥의 가치는 단순한 희소성과 아름다움을 초월하는 것으로 그 상징성은 대단했다. 옥은 양의 기운이 충만한 보석으로 영혼을 부활시켜 준다고 믿어, 죽은 자의 입에 옥구슬을 만들어 물려 주는 함옥(含玉)이나 손에 쥐어 주는 악옥(握玉) 풍습이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왕이나 왕족이 죽으면 옥으로 수의를 만들어 입혔던 ‘금루옥의’나 ‘은루옥의’ 역시 옥의 재생력을 믿어 환생을 염원한 결과이다. 또한 중국의 황제들은 납작한 옥의 가운데 구멍이 뚫린 벽(碧)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서만 신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믿어 지상과 천상의 공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우리나라 춘천지역에서도 옥이 산출된다. 이 돌은 네프라이트라는 광물이 주구성광물로서 섬유상 조직이 치밀하게 뒤엉켜 있어, 매우 강인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연옥이다.

춘천 연옥의 색은 결코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녹색계열의 은은한 색은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것으로서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여름철 다림질로 반듯한 흰색 모시 차림을 한 부인의 섬섬옥수에 끼어진 도톰한 가락지 한 쌍은 한 여름의 더위를 물리기에 충분할 것 같다. 이런 담담한 멋은 한복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