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을 치르고 풀려난 스타루비와 스타사파이어

유색광물의 맑고 선명한 헤아릴 수 없는 색조의 깊이는 볼 때마다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어떤 때는 이런 아름다운 색을 만든 자연의 신비함에 의구심이 들곤 한다. 그런 아름다운 돌들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시선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캐버션 커트¹⁾로 다듬어진 어떤 유색 보석들은 별 모양의 광채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성채’를 보이는 화려한 변신으로 우리에게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돌을 우리는 성채석(Star stone)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돌들이 성채를 보이나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채석은 아무래도 루비와 사파이어일 것이다. 이 돌들을 우리는 스타루비 혹은 스타사파이어라고 부른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스타루비와 스타사파이어는 ‘드롱스타’와 ‘인도의 별’이란 이름을 가진 두 보석일 것이다. 드롱스타는 100.32캐럿이며, 인도의 별은 563.35캐럿으로 보기 드문 자연의 걸작이다. 크기도 크기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성채는 다른 돌에 비교해 매우 뛰어나다. 이 두 돌은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주요 보석으로 전시되는 소장품이기도 하여 많은 관람객들을 모이게 한다.

스타사파이어 ‘인도의 별’ 

이들은 1964년 10월 29일 잭 머피 일당이 훔쳐갔다가 몸값으로 25,000달러를 받고, 플로리다의 버스정거장 사물함에서 돌려 준 것이 계기가 되어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다. 머피는 실로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그는 15세에 피츠버그 교향악단과 협연할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갖춘 바이올린 연주자였으며, 후일 파도타기 선수가 되기도 하였으며, 프로 테니스 선수로도 활약하였다. 그런 그가 바로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서 전시되던 ‘인도의 별’을 훔쳤던 것이다. 실제로 이 두 돌은 가격을 매기기가 두려울 정도로 귀한 것들이었다. 이를 헐리우드의 상혼은 놓치지 않았으며, 이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Murph the Surf〉는 이 보석들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신비한 성채효과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은 성채석을 여기저기에 흔하게 만들지 않아 귀하게 된 것이다. 성채효과는 보석광물이 갖는 결정구조 내 특정한 내포물의 일정한 배열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순전히 광학적인 특성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런 효과를 모든 광물에서 기대할 수는 없다.

보석광물들은 때로는 결정 내에 쓸데없는 광물들과 함께 성장되기도 한다. 바로 이 성채효과는 쓸데없이 들어간 가늘고 긴 섬유상 결정들 때문에 생긴다. 이러한 섬유상 내포물들이 아무렇게 들어가거나 또는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지 않고, 서로 일정한 각도로 들어가 있을 때 성채효과가 만들어진다. 만약에 어떤 결정 안에 서로 60도의 관계로 들어 있는 섬유상 내포물이 있다면 이들에 의해 여섯 방향의 성채를 만들게 된다. 바로 스타루비와 스타사파이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스타루비와 스타사파이어를 만드는 결정 내 내포물은 미세한 바늘 모양의 금홍석 결정 다발이 서로 120도로 세 다발이 배열되어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광물인 석류석은 네 방향의 성채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 결정 내에 들어간 내포물들이 배열되는 방향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므로, 어떤 결정에서는 4방향 및 6방향 이외에도 5, 7 및 12방향의 성채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6방향으로 발달된 것들이 가장 성채석 다운 면모를 갖는다.

성채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육방정계에 해당되는 강옥 결정에서는 결정의 c-축 방향에 수직으로 절단하여 가공해야만 한다. 성채석들은 일반적으로 원형이나 타원형의 캐버션 커트로 가공한다. 타원형의 경우에는 타원의 장축 방향이 성채의 한 선과 평행하게 절단하여 성채의 중심이 돌의 중앙에 위치하게 가공을 해야 한다. 아무렇게나 깎아 광채를 내는 것으로 가치 있는 보석이 되는 것은 아니며, 돌이 갖는 본색을 드러나게 가공하는 장인의 능력은 여기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