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의 화신' 오팔(Opal)

가을하면 물감을 뿌려놓은 듯 온갖 색상의 단풍이 떠오를 것이다. 가을 산만큼이나 다양한 색체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오팔은 무지개의 화신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아름다운 보석이다. 마치 작은 무지개를 보는 것과도 같으며 돌 속에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찬란한 빛은 오팔이 아닌 다른 보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유색효과(Play of color)라고 하는데 이것은 오팔 내부의 컬러가 빛의 간섭과 회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팔은 그리스어의 오팔리오스(Opallios)에서 유래한 말로‘귀한 돌’이라는 뜻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정신적인 영감을 강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왔으며, 순결, 환희, 희망을 상징하는 10월의 탄생석이다. 오팔은 한 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 해왔지만 1829년 영국의 문학가 월터 스콧이 쓴 소설 ‘가이어스 타인의 앤’이란 소설 내용 때문에 슬픔의 돌, 눈물의 돌로 여겨지기도 했다.

오팔의 종류는 푸른색과 함께 붉은색이 화려하게 빛나는 호주오팔, 불꽃이 타오르는 듯 한 멕시코 오팔, 희소하므로 값이 비싼 불랙오팔 등이 있으며 이중에서 유백색의 호주 오팔이 제일 많이 산출되며 값이 싸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초에서 중반까지 수요가 가장 많았으며 지금은 값은 비싸지만 열과 수분에 강한 멕시코 오팔이나 오렌지 오팔, 블랙오팔 등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림의 오팔은 20캐럿 블랙오팔로서 검은색 같으면서도 화려한 무지개 반점을 띠고 있다. 특히 방향을 바꾸며 불빛을 받으면 푸른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져 불꽃같은 오묘한 색상을 연출하고 있다. 값은 품질에 따라 다르지만 200~500만원을 상회한다.

오팔은 다른 보석과 달리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분이 사라지게 되면 균열이 생기고 표면이 흐려지게 된다. 오팔은 특성상 열에 약하고 장시간 전등이나 태양광에 오래 방치 할수록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건조한 곳에서 장기간 보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경도와 인성이 약할 뿐만 아니라 산과 알카리에도 약하므로 초음파 세척이나 증기 세척은 피하고 따뜻한 비눗물로 세척해야 한다.
 
영국의 대 문호 섹스피어는 그의 희극 The Twelfth Night에서 오팔은 보석의 여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보석 중 가장 오묘하고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것이 오팔이다. 자신의 몸을 태워 불꽃처럼 타오르는 10월의 마지막 단풍을 아쉬워하며 그 빈자리를 화려한 오팔이 대신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