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흐르는 보석  ‘투어멀린’ 

‘투어멀린(Tourmaline)’이라는 이름은 스리랑카 언어로 ‘혼합된’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발생하고 자체의 미약한(약 0,06mA) 전기적 성질을 띠고 있어 ‘전기석(電氣石)’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루비라고 생각했던 17세기 러시아 왕관에 사용된 많은 보석들은 훗날 붉은색 투어멀린(전기석)으로 밝혀졌다.

투어멀린은 오팔과 함께 10월의 탄생석이다. ‘예찬과 행복’을 기원하는 보석으로 품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투어멀린의 결정구조는 육방정계에 속하고 화학성분은 철과 마그네슘, 그리고 알루미늄 등이다. 한국광물학회 논문에 따르면 투어멀린은 수질개선 기능과 함께 살균, 항균 및 세균번식억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투어멀린은 레드, 핑크, 그린, 블루 등 준보석 중에서 가장 다양한 색상을 띠고 있다. 그 중에서 붉은 적자색을 띠는 것을 ‘루벨라이트(Rubelite)’라고 하는데 준보석 중 루비와 가장 가까운 색이다. 그러나 색상과 내포물이 적은 양질의 나석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다음으로 암녹색인 ‘인디콜라이트(Indicolite)’라는 투어멀린이 있다. 이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에메랄드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또 외국 보석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청색인 ‘파라이바(Paraiba)투어멀린’이 있는데 현재 산출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어 양질의 나석은 매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청색의 파라이바(브라질 파라이바 주에서 따온 이름)투어멀린은 투어멀린 중 가장 진한(intense) 색을 띠고 있다. 이 투어멀린은 두 가지 색을 띠는데 빛나는 그린과 밝은 블루가 그것이다. 이 보석은 1987년경 발견되어 보석 업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며 빛나는 색 때문에 ‘전기성의’ 혹은 ‘네온’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다. 파라이바 투어멀린의 진한 색은 보석에 함유된 구리와 금에서 비롯된 것으로 7~8캐럿 이상이면 1캐럿에 800~1,000불이 넘을 정도로 고가이다. 그러나 파라이바 투어멀린은 국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어 판매 역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연한 적색이나 옅은 핑크색, 짙은 녹색, 갈색 등의 품질이 낮은 투어멀린은 다량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건강보조석 혹은 혈액순환과 신경통, 숙면에 좋다하여 팔찌, 목걸이, 반지 등으로 많이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좋은 품질의 투어멀린은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많기 때문에 투어멀린은 최근 보석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품목 중 하나다. 주로 스리랑카, 브라질, 미국,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등에서 산출된다. 투어멀린은 인성이 약해 초음파 세척이나 증기 세척은 불가하고 따뜻한 비눗물에 세척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강한 열에 의해 색이 변색 될 수 있으며 급격한 온도 변화는 균열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투어멀린은 루비 못지않게 색상과 광택이 탁월하다. 가격은 같은 크기의 루비보다 1/20~1/50정도 싸기 때문에 붉은 보석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최고의 색상과 품질을 인정해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보석, 투어멀린(전기석)으로 긴장된 몸과 마음을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